햇살이 따갑게 느껴지고 나무 그늘의 시원함을 찾는 여름이 다가왔다. 화려한 여름 꽃들이 짙어지는 초록을 배경으로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계절이지만 한편으로는 최근 기후 변화로 많은 비가 내리고 태풍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에 걱정스런 마음이 생긴다.

특히, 우리가 사는 부산은 지리적 특성으로 태풍과 홍수 등의 자연재해에 취약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적십자사 부산광역시지사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며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손길이 필요한 곳을 보살피는 동시에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의 재난관리책임기관, 재해구호법의 구호지원기관의 법적지위를 부여받아 부산 시민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재난 대응, 재난 대비, 재난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부산지역에는 강력한 큰 재난 재해가 없다고 여겨지지만 돌아보면 부산적십자사는 2022년 봄 금정구 아홉산 산불, 태풍 힌남노 피해 현장 그리고 2023년 서면 베르빌 오피스텔 화재 현장에서 긴급재난구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피해자와 구호요원들에게 급식지원, 구호물품 지급, 재난심리 회복지원 활동을 펼치는 등 종합적인 구호활동을 실시하며 재난 위기 극복에 기여하여 왔다.

이러한 재난 대응 활동과 더불어 부산적십자사는 재난 대비와 예방 활동 역량을 갖추고자 평소 재해구호 전문인력 양성교육과 심리사회적지지 교육, 찾아가는 재난안전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규모 화재, 지진, 풍수해와 같은 일상적인 재난을 가정한 안전한국훈련 뿐만 아니라 방사능물질 누출 상황을 가정한 방사능방재 합동훈련과 같은 특수한 위험요소에 의한 재난을 대비하는 훈련에도 적극 참여하여 재난대응 역량을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산적십자사가 이렇게 지역의 재난 대응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한 원동력은 16개 구ㆍ군과 205개 행정동 별로 조직된 약 7,000여 명의 적십자 봉사원과 재난 관련 활동가들의 헌신적인 활동 그리고 적십자 활동에 대한 애정과 신뢰로 활동 기금을 모아주시는 기부자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적십자 회장으로 취임한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적십자 봉사원들을 만나 이런 저런 적십자 활동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한 봉사원이 “우리 적십자 봉사원들은 여름만 되면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재난이 발생할까하는 걱정으로 노심초사하고 가족들과 여름 휴가를 가도 먼 곳으로 못갑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다소 의아스러운 마음이 들었으나 그 말이 각종 재난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이재민을 구호활동에 노력해 온 적십자 봉사원들의 책임감과 사명감에서 나온 진심어린 말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매년 우리의 고장 부산에 단 한건의 재난도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해가 되기를 누구보다 더 바라지만 만약 재난이 발생한다면 나를 포함한 우리 적십자 가족 모두는 평소 훈련하고 교육받은 대로 재난 구호 현장의 최일선에서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유난히 무덥다고 하는 올 여름 부산적십자 회장인 나 역시 먼 곳으로 휴가는 못갈 것 같지만 재난구호활동에 진심인 적십자 봉사원들 모두가 다 같은 마음일 것이기에 든든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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